역사적 만남 이후 한반도 운명…하반기 비핵화·평화구축 갈림길
역사적 만남 이후 한반도 운명…하반기 비핵화·평화구축 갈림길
  • 뉴스1 최종일 기자
  • 승인 2019.07.0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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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9.6.30/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올 상반기 최종일에 북미 정상이 '분단의 상징' 비무장지대(DMZ) 판문점에서 만나 대화의지를 재확인함에 따라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사실상 멈췄던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다시 움직이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일(30일) 판문점에서 '깜짝 만남'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953년 정전 이후 미 현직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사상 최초로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만남'도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주 좋은 날이었다고 전설적인 역사적인 날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판문점 경계석(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인 판문각 앞까지 월경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은 북미 간 70여년에 걸친 적대 관계 청산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희망을 갖게 했다.

이날 '번개 회동'으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교착에 빠져있던 북미 대화가 재개됐다는 점은 실제적 성과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내 실무팀을 구성한 뒤 협상을 하겠다"면서"앞으로 많은 복잡한 일이 남았지만 이제 실무진의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대화의 토대로 여겨지는 정상 간 신뢰를 재확인한 점도 의미가 크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우리 각하(트럼프 대통령)와 나 사이 존재하는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하루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 상반기 마지막 날에 남북미 정상이 모여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의지를 피력함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에서 무척 중요한 시기인 올 하반기를 긍정적 분위기에서 맞이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플로리다에서 출정식을 열고 재선 도전을 선언했다. 내년에 레이스가 본격화되면 미 대선에서 핵심적 영역이 아닌 북핵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연말까지라고 시한을 이미 제시했다.

올 하반기에 비핵화 협상에서 큰 진전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상황이 진전이 없는 장기 교착 상태로 빠져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북미 관계가 2017년 때처럼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날 한미 정상이 '동시적·병행적 해법'을 강조했고, 문 대통령이 DMZ 오울렛 초소(OP)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성공단은 한국 자본과 기술이 들어간 곳"이라며 "남북 경제에 도움이 되고 화해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 점 등을 들어 한미 정상 간 북한을 대화로 이끌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전일 오후 브리핑에서 "오늘 남북미 세 정상의 만남은 또 하나의 역사가 됐다"며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북미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진지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북미가 대화 의지를 강조했지만 실무협상 전망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포괄적인 좋은 합의에 이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빅딜' 입장을 고수할 것이며,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현상유지'를 선택하겠다는 의향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미 정상 만남에 대해 "대화 재개 말고는 (성과가) 없다. 입장도 똑같다. 포괄적 합의가 목표라고 했는데, '빅딜'을 말한 것이다. 제재는 유지된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특별)대표가 (얼마 전에) 유연성을 얘기했는데, 하나도 안 나왔다"면서 '깜짝 만남'에도 불구하고 협상 국면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북한이 협상 파트너로 폼페이오 장관을 받을지도 미지수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과 대화를 하자고 하여도 협상자세가 제대로 되어 있어야 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협상을 해야 하며 온전한 대안을 가지고 나와야 협상도 열릴수 있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요구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실무협상이 2~3개월은 계속될 것 같다. 파국으로 가면 북미 모두 감당 못한다. 어떤 식으로든 만들어가려고 할 것이다"면서 양측 모두 양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성과없는 '대화 프레임'으로만 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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