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제2 건보'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시범사업 추진
[단독]정부, '제2 건보'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시범사업 추진
  •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승인 2019.07.0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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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종합병원에서 보호자들이 진료비 수납을 하고 있다. 2018.7.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부가 국민 33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시범사업을 통해 10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국 9만 여개의 의료기관과 보험사를 연결하는 중개기관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으로 전제하고 있어 의료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시스템 운영비 등에 따른 연간 100억원대의 비용 부담도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다.

4일 금융당국·보험업계·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정부는 시범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달 18일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보험업계 등의 실무진이 참여한 회의를 열었다.

시범사업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후 본격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진·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고용진 의원은 해당 개정안을 여당 중점처리 법안으로 선정해 올해 정기국회 때 본회의까지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0년 4월15일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 전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의 법제화 가능성을 구체화한 후 시범사업의 첫발을 떼겠다는 의도다.

현재 논의 중인 시범사업 구조는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전자적으로 '의료기관→ 중개기관→ 보험사'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를 위해 서류를 떼 보험사로 보내는 불편이 없어진다.

지금은 가입자가 진료를 받은 후 전화, 인터넷 등으로 보험사에 연락해 필요한 서류를 통지받고 각종 서류를 의료기관으로부터 발급받아 팩스, 우편, 이메일, 스마트폰 등을 통해 보험사에 제출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입자 13%는 '금액이 소액'(90.6%)이어서 또는 '번거로워'(5.4%)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았다. 보험연구원이 2018년 7월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244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다.

의료기관과 보험사를 연계하는 중개기관은 심평원이 될 전망이다. 심평원은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적용 급여 항목의 진료를 적정하게 했는지 심사하고, 필요한 경우 진료비를 삭감해 과잉의료를 막는 공공기관이다.

심평원은 이미 모든 의료기관·보험사와 연계돼 있고, 해킹 등에 대비한 보안 시스템도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어 중개기관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시범사업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진행하되, 다른 의료기관도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실제 현재 일부 대형병원은 이미 보험사와의 업무협약 등을 체결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의료계가 실손보험 청구를 위해 관련 정보를 심평원에 전송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계는 가격통제를 받지 않는 비급여 진료 현황이 심평원에 노출되면 이내 감시하에 놓이고, 곧 심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논의가 진척되지 않은 것도 의료계의 반발 때문이었다.

시스템 구축·운영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해서는 관련 시스템 구축에 100억원이 든다. 이 시스템은 5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데, 연간으로 따지면 20억원이 드는 셈이다. 게다가 운영비로 매년 70억~80억원이 더해지면 연간 100억원이 필요하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따른 비용은 보험사가 부담하기로 한 상태다. 다만 이는 투입 비용보다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이 더 클 때를 전제로 한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 청구 건당 처리 비용이 250원인 것을 감안할 때, 연간 총 8500만건의 보험청구 중 4000만건은 간소화된 통로를 거쳐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시범사업 규모가 줄면 필요한 비용 또한 줄 수 있지만 시스템 구축 등에 따른 고정 비용이 발생한다. 보험사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해 아끼는 돈보다 투자할 돈이 커지면 비용 부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는 일부 비용을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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