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클럽 ‘스틸로’에서 엄마의 시간을 채우다
그림책 클럽 ‘스틸로’에서 엄마의 시간을 채우다
  • 데일리타임즈 김보령 기자
  • 승인 2019.10.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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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아이와 함께, 때로 엄마 혼자 와도 좋은 곳

‘워킹맘도 워라밸’? 워킹맘이 워라밸을 즐긴다니! 다소 불가능해 보이는 조합이다. 연재 기획명을 이렇게 지어놓고 어떤 콘텐츠로 채워야 할지 고심했다. 그 끝에 낸 나름의 결론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좀 더 즐겁고 의미 있게, 가끔은 아이 없이 여유를 누리며 엄마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을 소개하면 어떨까. 세상 모든 엄마들의 워라밸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어른, 아이 상관 없이 누구나 즐기는 그림책 클럽을 표방한 '스틸로'.
어른, 아이 상관 없이 누구나 즐기는 그림책 클럽을 표방한 '스틸로'. / 사진=김보령 기자

엄마의 시간을 공유한 그림책 작가의 북토크
세 살 딸아이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가르쳐주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책보다는 유튜브가 좋고, 가끔 책을 볼 때도 좋아하는 책만 반복해서 들고 온다. 엄마가 책을 자주 읽어주지 않은 탓이라고 자책만 하고 있을 순 없다. 그렇다고 남들 다 들이는 비싼 전집을 사주고 싶지는 않다. 다양한 책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찾고 싶어 선택한 방법이 그림책방 나들이다.

최근 '사랑해, 아니요군'을 출간한 그림책 작가 노인경의 북토크. / 사진=김보령 기자
최근 '사랑해, 아니요군'을 출간한 그림책 작가 노인경의 북토크. 사진=김보령 기자

가보고 싶던 그림책방 한 곳에 혼자 사전 답사를 다녀오기로 했다. 목적지는 한남동의 복합문화공간 사운즈 한남에 있는 그림책 클럽 ‘스틸로’. 마침 10월 24일 그림책 작가 노인경의 북토크가 진행된다고 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공간을 둘러보았다.
노인경 작가는 최근 아들 아루를 키운 시간을 담아 ‘사랑해, 아니요군’을 펴냈다. 육아를 통해 만난 새로운 세상, 엄마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순간들을 그림으로 기록했다. 이날 북토크에서는 ‘엄마라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주제로 작가가 책을 완성한 과정, 아이를 키우며 느낀 다채로운 감정들을 소개했다. 강연의 마지막 30분, 뜻밖의 시간이 주어졌다. 연필과 메모지를 나누어주며 ‘우리가 반짝이는 순간’을 글로 적어보자고 한 것. 차례로 돌아가며 완성된 글을 읽어 내려갈 때 공감하는 웃음과 박수가 터진다. 오늘 처음 만난 사이지만 ‘엄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마음에 위로와 응원이 건네진다.

아들 아루를 키운 시간들을 그림으로 기록한 노인경 작가의 '사랑해, 아니요군'.
아들 아루를 키운 시간을 그림으로 기록한 노인경 작가의 '사랑해, 아니요군'. / 사진=김보령 기자

스틸로에서는 매월 그 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니 스틸로 인스타그램 공지를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에 참여해봐도 좋을 듯하다. 가족 프로그램, 성인 프로그램, 어린이 프로그램 등 대상에 맞춰 그림책 콘서트, 작가의 북토크,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는 클래스 등을 다양하게 진행한다.


하루 종일 머물러도 좋은 그림책 세상의 면면
북토크가 끝나고 드디어 궁금했던 스틸로의 곳곳을 돌아봤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그림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한 스틸로에는 90평 공간에 2500여 권의 책이 채워져 있다. 첫인상은 책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한 여유로운 분위기가 인상적이라는 점이다. 밝은 원목으로 통일한 책꽂이, 곳곳에 놓인 편안한 소파와 빈 백이 벌렁 드러누워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앤서니 브라운, 요시타케 신스케, 존 버닝햄 등 인기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놓은 진열대.
앤서니 브라운, 요시타케 신스케, 존 버닝햄 등 인기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놓은 진열대. / 사진=김보령 기자

테마별로 공간을 나눠 책을 큐레이션 한 방식도 신선하다. 중앙에 커다란 ‘트리 하우스’는 혼자 숨어들어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싶은 아늑한 나무 집이다. 정기적으로 주제를 바꾸며 책을 전시하는데, 현재는 ‘그래, 책이야!’, ‘아름다운 책’ 등 ‘책’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무대 위의 책장을 연상시키는 '북 스테이지'는 스틸로의 메인 서가다.
무대 위의 책장을 연상시키는 '북 스테이지'. / 사진=김보령 기자

‘북 스테이지’는 생활, 세상, 예술의 3가지 섹션으로 구성된 스틸로의 메인 서가다. 세부 주제들도 아이들의 시선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분했는데, 예를 들어 생활 섹션의 분류를 보면 ‘친구’, ‘반려동물’, ‘두려움과 용기’ 등이다. 좌우로 길게 펼쳐진 무대 위 책꽂이를 둘러싸고 관객석을 연상시키는 계단식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북 스테이지 옆으로는 ‘별별책들’ 섹션이 자리한다. 아주 작거나 큰 책, 팝업 북 등 모양새가 특이한 책들이 진열되어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흥미를 끈다.

개성이 뚜렷한 작가들의 컬렉션을 모아 놓은 '아티스트 박스'는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코너다.
개성이 뚜렷한 작가들의 컬렉션을 모아 놓은 '아티스트 박스'는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코너다. / 사진=김보령 기자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지는 ‘포스트 박스’도 재미있는 코너다. 스틸로의 직원이나 방문객들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엽서에 손글씨로 적어 남겨 놓았다. ‘아티스트 박스’는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한 작가들의 컬렉션이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살펴보며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이들이 그림책을 읽고 느낀 감상을 자유롭게 미술 활동으로 표현해보는 '크래프트 룸'.
아이들이 그림책을 읽고 느낀 감상을 자유롭게 미술 활동으로 표현해보는 '크래프트 룸'. / 사진=김보령 기자

‘크래프트 룸’은 책을 읽다가 지루해진 아이들을 반겨주는 곳이다. 각종 미술 도구들을 이용해 그리고, 오리고, 붙이고, 만드는 다양한 미술 활동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 그림책을 읽고 떠오른 생각들을 예쁘게 표현한 그림들이 빈 벽면에 가득 전시되어 있다. 책만 보고 나오기 아쉽다면 선물 코너에 들러보자. 눈여겨봤던 그림책과 캐릭터 굿즈를 구입할 수 있다.

가만히 앉아 그림책 읽고 싶은 어른들을 위한 공간.
가만히 앉아 그림책 읽고 싶은 어른들을 위한 공간. / 사진=김보령 기자

일일 이용권 1인 1만3000원, 1시간 이용권 7000원으로 어른, 아이 동일하며 36개월 이하는 무료다. 일일 이용권 구매 시 나갔다 재입장도 가능하니 책 읽다 중간중간 사운즈한남의 레스토랑,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갈 것 같다. 운영 시간은 화~금요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토ㆍ일요일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며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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