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싱글남의 미니멀 라이프, 비운 만큼 채워진 것들
어느 싱글남의 미니멀 라이프, 비운 만큼 채워진 것들
  • 데일리타임즈W 박현호 기자
  • 승인 2020.01.13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릴 때 다양한 꿈이 있었다. 멋진 뮤지컬 배우 아니면 자유로운 예술가? 살다 보니 회사와 집만 오가는 그런 삶이 되었다. 회사가 무료해질 때쯤 뭘 하면 재밌을까 고민하다가 직장인 뮤지컬 동아리를 시작했다. 그 후로 직업이 되지는 못했지만 어렸을 때 꿨던 꿈을 소소하게 이룰 수 있는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뭐 하고 놀까?' 아니 '뭘 하면 더 재미가 있을까?'를 고민하는 30대 대한민국 평범 직장남의 더 즐거운 횰로 도전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이다. ‘버리기 도전’이라는 목표까지 정해두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관련 서적들이 출간되고, 기업들도  발맞춰 심플한 제품을 제작한다. 미니멀 라이프는 바쁘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여유가 필요한 현대인들의 하나의 표현방식이다.

단순함과 간결함을 일상 속으로
미니멀리즘의 첫 시작은 군대였다. 관물대 정리, 침상 정리, 내무반 정리 등 각 잡힌 생활이 중요시되는 군대에서 선임은 늘 똑같은 질문을 했다. “여기서 더 깔끔하게 보이려면 뭘 해야 하지?” 그 순간만큼은 항상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선임의 손길이 닿는 순간, 훨씬 심플하고 깔끔해졌다. 이때부터 간결함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30대가 되면서부터 독립을 시작했는데, 내 공간이 생겼다는 기쁨에서일까? 욕심내어 물건들을 하나둘씩 채우기 시작했다. 어느 날 회사 일로 스트레스가 잔뜩 쌓인 날이었다. 날이 선 상태로 집에 돌아와 빡빡하게 놓인 물건들을 보자 마음이 더 복잡하고 우울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했다. 물건을 적게 소유하자 생활이 단순해지고 복잡한 생각도 정리하기 쉬워졌다. 그때부터 가능한 미니멀한 삶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필요한 물건만을 배치하여 미니멀한 삶을 추구한다. / 사진=박현호
필요한 물건만을 배치하여 미니멀한 삶을 추구한다. / 사진=박현호

미니멀 라이프가 어려울 것 같지만, 생각보다 쉽다. 우선 공간은 최대한 여백의 미를 추구하고, 물건은 최대한 보이지 않게 숨긴다. 처음에는 필요 없는 가구나 소품도 그저 이쁘면 인테리어를 위해 놓았다. 그게 세련된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채우면 채울수록 뭔가 촌스러워지는 느낌이 강해졌다. 나만의 취향일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심플한 것만큼 세련미가 넘치는 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물건을 정리할 때도 마찬가지다. 군대 선임의 한마디가 나에게는 여전히 공식처럼 남아있다. “보이지 않는 게 제일 깔끔한 거다” 그래서일까? 이런 단순한 공식을 가지고 집안의 물건, 회사의 책상, 싱크대, 냉장고 심지어 컴퓨터 바탕화면까지 정리한 후부터 심플하고 깔끔하다는 소리를 꽤 듣곤 한다.

소비에는 항상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옷이나 물건을 사기 전에 기존에 옷들을 살펴보며 스스로 질문한다. “이 옷을 내가 1년 안에 몇 번 입을까?” 1년 동안 2번 이하로 입을 법한 옷은 과감하게 버린다. 그다음 새것을, 꼭 필요할 때만 산다. 나에게 필요 없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물건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한다. 마트에 갈 때는 미리 필요한 물건을 리스트에 적어 놓고 꼭 그것만 산다. 할인 행사를 한다는 이유로 좋아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는데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 최근에는 블루투스 헤드폰을 사려고 했다. 물론 유선 헤드폰이 있었지만, 선이 없는 깔끔함이 너무 좋았다. 퇴근 후 회사 앞 전자제품 매장으로 향했다. 막상 사려고 갔지만 몇 번이고 물건을 들었다 놓았다. 유선 헤드폰이 있는데 굳이 사야 하나라는 생각과 사고 싶다는 생각이 충돌했다. 솔직히 말하면 사고 싶었다. 하지만 사지 않았다. 유선 헤드폰이 있는데 굳이 사는 건 내가 정한 소비 기준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다 보면 채움보다는 비우는 과정에 더 집중한다. 물건을 살 때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자 자연스레 절약이 되었고, 더 필요한 소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심플하고 간결한 공간은 집중력을 높여준다. / 사진=박현호
심플하고 간결한 공간은 집중력을 높여준다. / 사진=박현호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은 소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심플하고 간결한 공간에서 일하면 외부로부터 덜 간섭받고 내가 필요한 에너지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일하기 전 통과의례처럼 주변을 정리하던 습관이 있었다. 막상 일을 하려고 하면 상당 부분 에너지가 정리할 때 사용돼 버린다. 하지만 처음부터 심플한 공간에서 일을 시작하면 일에 집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단축해준다. 

생활의 최소화, 장점은 최대로
“아무것도 욕심내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제대로 알고, 소유한 것을 정확하게 바라보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소주의’가 있는 삶은 무조건적인 뺄셈이 아니라, 몸과 마음에 있어서 오히려 덧셈인 셈이다” ‘나의 최소주의 생활’중
이러한 습관들은 일상 속 내 피로감을 덜어준다. 미니멀리즘보다는 심플함에 가까운, 아직은 미숙한 미니멀 라이프지만 내게는 그 소소한 장점이 감사하고 고맙게 느껴진다. 복잡한 생각과 답답한 마음이 지속된다면 미니멀 라이프에 한 발 들이길 추천해 본다. 삶의 곁가지를 덜어낸 만큼 또 다른 여유가 채워질 것이다. 

박 기자가 생각하는 미니멀 라이프 장점 
1. 합리적으로 물건을 사용하는 지혜를 얻는다.
2. 불필요한 소비에서 벗어나 자연스레 절약하는 습관이 생긴다.
3. 외부환경으로부터 영향을 적게 받아 집중력이 향상된다. 
4. 깨끗한 주변 환경을 통한 만족감과 마음에 평온을 얻게 된다.
5. 집착에서 벗어나 포기하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