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국당 향한 작심비판…정국주도권 의식?
文대통령, 한국당 향한 작심비판…정국주도권 의식?
  • 뉴스1 진성훈 기자,김세현 기자
  • 승인 2019.05.1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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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영상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수보회의 모습은 지난해 6월과 12월에 이어 세번째로,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영상중계시스템을 통해 생중계됐다. (청와대 제공) 2019.5.13/뉴스1


(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김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공개회의 석상에서 정치권을 향해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겉보기엔 정치권 전반을 향하고 있지만 사실상 자유한국당을 향한 비판으로 읽힌다.

이런 언급이 있기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전 '여야 5당 대표 회동'과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 개최 제안을 공식화하는가 하면 한국당이 제안한 '일대일 회담'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대화의 불씨를 이어갔다.

한 편에선 자유한국당과의 대화를 추진하면서도 다른 한 편에선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두고, 최근 지지층 결집에 매진하며 존재감 부각에 힘쓰고 있는 한국당에 정국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 주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집권 3년차를 맞아 정부·공직자에게 '성과 창출'을 주문하면서, 여야 정치권을 겨냥해선 쓴소리를 냈다.

이날 수보회의 모습은 지난해 6월과 12월에 이어 세번째로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영상중계시스템을 통해 생중계됐다. 취임 2주년(5월10일)을 지나 본격적인 3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청와대는 물론 정부와 정치권 등을 향해 공개적인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생중계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회의 시작 시간에 맞춰, 검은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입장했다.

이 자리에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 김수현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조국 민정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먼저 지난 70년 간 정부가 이룬 발전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거둔 성과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70년간 세계가 경탄하고 부러워하는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했다"며 "모두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룬 위대한 성취"라고 운을 뗐다.

이어 "촛불혁명에 의해 국민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로서 2년이 지났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국민의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다"며 "무너진 나라의 모습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민주공화국의 헌법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또 "전쟁 위협이 상존하던 한반도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담대한 길을 걸었다"며 "한반도 평화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고 평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3년도 지난 2년의 도전과 변화 위에서 출발하고 있다"면서, 집권 3년차를 맞아 전반적인 국정운영 계획에 대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성취는 아직은 구멍이 뚫린 데가 많다.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해야 한다"며 "낡은 질서 속의 익숙함과 단호히 결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다짐했다.

이어 "세상은 크게 변화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 매우 안타깝다. 촛불 이전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면서 정치권을 겨냥해 본격적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부의 대북정책을 겨냥한 정치권의 비판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는 그만 버려야 한다"며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이상, 민족의 염원, 국민의 희망을 실현하는데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주요 사안마다 비판해 온 점을 따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평화가 정착되고 한반도 신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는 번영의 한반도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라며 "그 희망을 향해 정치권이 한 배를 타고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노영민 비서실장도 이날 청와대 전 직원에게 내부메일로 서신을 보내 "임중도원(任重道遠). 책임은 무겁고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하다"라며 "아직까지 냉전시대의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색깔론으로 폄훼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이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정치권을 작심비판했다'는 기사를 링크해 올리며 동조했다.

한국당은 최근 하노이 담판 결렬 및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 등의 잇단 발사를 계기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만 바라보며 북한의 위협 앞에 무방비 상태로 만들어버렸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최근 선거제법·공수처법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빚어진 극심한 정치권의 물리적 충돌과 이후 빚어진 국회 파행과 민생입법 처리 불발, 한국당 김무성 의원과 나경원 원내대표 등 주요 정치인들의 막말 파문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일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뿐"이라며 "험한 말의 경쟁이기보다 좋은 정치로 경쟁하고 정책으로 평가받는 품격 있는 정치가 이뤄지길 바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취임 3년차를 맞아 정부를 향해서도 "정부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자세로 다시금 각오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고 자세를 새로이 할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공직자들이 열심히 잘해주었지만, 지금까지의 노력은 시작에 불과하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지금까지는 큰 틀을 바꾸고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데 중점을 뒀지만 성과가 뒷따르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정책이 국민의 삶 속으로 녹아들어가 내 삶이 나아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정책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부터 시작해 모든 공직자들이 정부 출범 당시의 초심과 열정을 지켜나가야 한다. 가장 높은 곳에 국민이 있다. 평가자도 국민"이라며 "국민이 대통령임을 명심하고 오직 국민을 바라보며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질 것을 새롭게 다짐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의 수보회의 발언이 있기 전인 이날 오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야당이 참여하는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와 '5당대표 회동'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현재 추경과 민생현안 등 국회에서 입법으로 풀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그런 만큼 지난해 11월 이후 멈춰버린 여야 5당의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가 재가동되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또 이미 제안한 바 있는 5당 대표 회동도 조기에 이뤄져야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교안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와의 '일대일 회담'과 관련해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5당 대표 회동을 수용할 경우 일대일 회담을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모든 게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성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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