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맥주 살리자니 위스키 어쩌나…주세체계 반쪽 개편 불가피
국산맥주 살리자니 위스키 어쩌나…주세체계 반쪽 개편 불가피
  • 뉴스1 한재준 기자
  • 승인 2019.06.04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맥주판매 코너. 2019.6.3/뉴스1


(세종=뉴스1) 한재준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주세 개편안의 밑그림이 공개된 가운데 결국 반쪽짜리 개편안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주류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에서 알코올 도수·용량을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맥주의 경우 종량세 전환이 유력하다. 하지만 증류주는 고가인 위스키·브랜디의 세수 감소 때문에 단계적으로 개편하거나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당장 추진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3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주류 과세 체계 개편 공청회'를 열고 3가지 주세 개편 방안을 공개했다.

조세연이 제시한 방안은 크게 3가지다. 이 중 2가지 방안은 일부 주종만 종량세를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나는 업계 요구가 큰 맥주부터 종량세를 적용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맥주와 탁주 2가지 주종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이다.

마지막 세 번째 안에는 모든 주종에 종량세를 적용하되 업계와 소비자 혼란을 고려해 증류주에 5년의 유예 기간을 두자는 의견이 담겼다.

3가지 안의 개편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소주와 위스키 등이 포함된 증류주에 대한 종량세 적용은 당장은 어렵다는 데는 공통점이 있다.

맥주와 막걸리가 포함된 탁주는 종량세를 전환해도 시장에 충격이 없지만 증류주는 개편 시 양주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주세 개편이 수차례 미뤄진 이유 중 하나도 종량세 전환에 따른 양주 세부담 변화 때문이었다.

조세연이 제시한 증류주 종량세율 기준은 희석식 소주 출고량 기준 납부세액인 947.52원/ℓ다. 이를 기준으로 알코올 도수 21도 이하는 같은 세율을 적용하고 21도 초과 시 1도/ℓ당 45.12원을 추가 적용하는 것이 조세연의 안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희석식 소주 납부세액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종량세율을 적용하더라도 소주값에는 변화가 없다. 정부가 소주·맥주값 인상이 없는 선에선 주세를 개편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위스키, 브랜드 등 주류의 세부담이 모두 감소하게 된다. 현행 종가세 체계에서는 가격을 기준으로 72% 세율이 적용돼 고가인 양주에 많은 세금이 붙지만,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세금이 붙으면 높은 도수라도 기존 과세체계보다 세부담이 낮아진다.

조세연의 분석에 따르면 현행법상 국산 위스키 1ℓ당 주세 납부액은 약 2만288원이다. 여기에 교육세, 부가가치세가 붙으면 제세금은 약 3만1827원이 된다. 하지만 종량세로 과세체계가 개편되면 알코올 도수가 40도인 국산 위스키 1ℓ에 붙는 세금은 약 1804원 수준으로 급락한다. 현행 납부세액의 8.9% 수준이다.

주류에 붙는 교육세와 부가가치세가 주세 납부액에 영향을 받는 만큼 제세금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조세연은 증류주에도 종량세를 적용할 시 증류주에서 연간 거둬들이는 세금이 1270억원(8.7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도 증류주에 종량세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증류주 시장의 충격을 감안하면서까지 모든 주종의 과세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결국 조세연이 제시한 개편 방안과 같이 정부도 맥주·탁주부터 종량세를 적용하거나, 증류주에는 유예기간을 두고 개편하는 방안을 최종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조세연은 "종량세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고도주·고세율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새로운 과세체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주종에 따라 세부담이 증가하는 것을 용인해야 하고, 반대로 고가 수입제품의 세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용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조세연은 맥주에 대해서는 리터(ℓ)당 840.62원의 종량세율을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병·페트병·케그 용기 제품은 납부세액이 늘어나지만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캔맥주에 붙는 세금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탁주 또한 종량세율(40.44원/ℓ)을 적용해도 무리가 없는 것으로 전망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